여름 내내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야외활동을 하다 보면, 자외선 차단제를 잘 발라도 피부가 까맣게 타기 일쑤다. 그런데 선선한 가을이 되고 나면, 문득 피부가 다시 밝아진 듯한 모습을 발견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햇볕에 그을렸던 피부가 어느새 다시 하얗게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세포 재생되면서 기존 피부색 회복돼…사람마다 속도 달라여름철에 피부가 검게 타는 가장 큰 이유는 강한 자외선 때문이다. 자외선은 피부를 자극해 멜라닌 색소 생성을 유도하는데, 멜라닌은 자외선을 흡수해 세포 손상을 막는 역할을 한다. 햇빛이 강할수록 신체가 멜라닌을 더 많이 생성하기 때문에 피부색이 더 어둡게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나 겨울이 되면,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피부가 멜라닌을 더 이상 많이 생성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때 피부 세포가 자연스럽게 재생되면서 멜라닌 색소가 쌓인 상피 세포가 각질 형태로 떨어져 나가고, 새롭게 만들어진 세포가 자리를 채우게 된다. 이 과정에서 피부 색이 이전과 같이 서서히 밝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피부 세포가 재생되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 정도가 지나면 피부색이 회복되는 경향을 보인다. 다만 피부가 벗겨질 정도로 심하게 탔거나 염증성 피부질환을 겪어 자극을 심하게 받았던 경우라면 회복에 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또 과도한 자외선 노출로 인해 생긴 기미나 주근깨는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구분해서 관리해야 한다.
계절 상관없이 자외선 차단제 발라야…기미 등은 치료 필요해계절이 지나 피부가 밝아졌다고 해서 관리에 소홀하면 금세 다시 피부가 타거나 자극을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가을에도 자외선 차단제는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 날씨가 선선한 만큼 야외 활동량이 늘어나는 데다, 태양의 고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생각보다 자외선 노출량이 많은 시기이기 때문. 마찬가지로 겨울에도 자외선 노출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자외선 차단제는 가급적 사계절 내내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피부 보습도 매우 중요하다. 자외선으로 손상된 피부는 쉽게 건조해지는데, 이 탓에 피부 회복 속도가 더 느려질 수 있어서다. 특히 상처나 화상 등으로 자극받은 부위가 자외선에 노출되면 색소 침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부가 회복될 때까지는 자외선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만약 피부가 쉽게 회복되지 않거나 기미, 주근깨 등의 색소질환이 자리를 잡았다면 피부과에서 미백 치료나 레이저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특히 기미는 피부의 바깥쪽 표피뿐만 아니라 깊숙한 진피층까지 고르게 분포해 있기 때문에 치료에도 비교적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고, 재발도 쉬운 편이다. 따라서 치료가 끝난 후에도 가급적 자외선 노출에 주의하고, 옷 밖으로 노출된 피부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를 것을 권한다. 한편, 까맣게 탔던 피부를 다시 밝게 만들기 위해 ‘화이트 태닝’을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 화이트 태닝은 적외선이나 가시광선에 노출시켜 피부를 밝게 만드는 원리인데, 타고난 피부색 이상으로 밝아지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생각만큼 효과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또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눈에 자극을 주는 등 부작용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는 만큼, 효과와 부작용을 모두 고민해 본 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다.